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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辯

우리는 언제까지 종교인을 이해해야 하는가?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1227230126
 
  종교지도자들이 순례를 마치고 엉뚱하게도 '대한민국 종교지도자 이웃종교체험 성지순례 종교계 성명서'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7대 종단의 지도자들이 의견을 모아 성명을 발표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지만, 그 공동성명의 내용 중에 꼭 집고 넘어가야 할 내용 있어 용기를 내어 감히 대한민국의 종교지도자들에게 '딴지'를 걸기로 했다.

공동성명서는 "다문화·다민족·다종교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인종, 문화, 종교 그 밖에 그 어떤 분야에서도 차별 또는 혐오로 인한 사회적인 불평등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증오(혐오) 범죄법 등의 입법적 조치가 진행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 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이 문장까지는 나름 차별을 반대하는 인권친화적인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7대 종단이라는 까다롭고 다양한 입장이 이와 같이 조화로운 문장으로 표현 될 수 있음이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러나 아주 심각한 문제는 바로 그 다음 문장이다.

"그러나 사회적 소수자 인권보호를 빌미로 ' 동성애차별금지법'과 같이 우리사회의 전통적인 사상적 근간과 사회적 통념을 무너뜨리는 입법에 대해서는 적극 반대한다"는 황당무계한 문장을 읽고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직전 문장에서 "어떤 분야"에서도 차별이나 불평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으면서 바로 다음 문장을 통해 그 "어떤 분야"에 '동성애차별'은 해당사항이 아님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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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
 조계종의 총무원장 자승 스님
 김희중 대주교
 김주원 교무 (원불교)
 성균관의 28대 최근덕 관장
 천도교의 임운길 교령
 "14개의 민족종교'가 모인 사단법인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초록은 동색.
 보수적인 종교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하는 것 같지만, 아쉽긴 하네요.

일반 단체의 반대성명도 그렇지만, 거기에 종교라는 특수성이 더해지니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카톨릭에서는 사제에 대한 일반 신도들의 복종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개신교는 다를까요?

유교는 나이가 깡패인 "장유유서"의 세계죠.

종단 지도자들이 저런 성명이 일반 신도에게 어떤 파급이 될지는... 다른 단체와는 비교 불가죠.

인권의 문제에 종교가 관여하지 말라는 말도 아닙니다. 지난 독재자가 건재하던 사회에서 종교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던 적도 있죠.

하지만, 소수자의 인권 문제에서 종교 지도자의 발언이 자신의 종교 말고도 설득력을 가지려면 경전 외에 설득력이 있어야 하겠지요.

즉, 종교가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으니 (구약의 바이블에 기초해서) 우리는 동성애를 반대한다. 는

남녀차별과 노예매매를 비롯한 신분제, 동성애자와 간통자는 공개적으로 돌로 쳐죽이는, 돼지고기는 부정하니 먹지 않는 세계관의 현실구현이죠.

천주교 - 개신교를 비판 또는 비난한다고 신도 분들 섭섭해하실 지는 몰라도... 최소한 제가 아는 다른 종교 경전에 동성애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혐오 표현은 없습니다. 유교 경전과 천도교 - 동경대전 & 용담유사 는 그렇고요.

종교가 본시 그러하니, 반대하는 것을 이해하라?

우리는 언제까지 이해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