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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辯/영화

남극의 쉐프



 1990년대 요리사 니시무라 준이 중반 남극에 파견나갔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재미있는 남극요리인"을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뒤늦게 알아보니 올해 2월 "남극의 쉐프" - 원제는 남극요리인입니다. - 라는 제목으로 국내 개봉을 했군요. ㅠㅠ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경력에 비해서 맛이라는 면에서는 최고가 될 수 밖에 없는 요리사는 원양어선 요리사와 격오지 취사병이라고 합니다. 힘든 일의 연속, 거기다 유일한 즐길 거리는 맛있는 식사일 수 밖에 없기에.... 구성원 개개인이 먹을 것에 굉장히 민감해질 수 밖에 없죠.

 작은 일에 감정이 고양되는 경험은 좁은 인간관계 - 그것도 힘든 일을 하는  - 가 6개월이나 1년 지속되다 보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하더군요. 일본 영화 특유의 과장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에 환호하고 또 풀이 죽는 - 특정 요리명을 쓰면 스포가 되니... ^^ - 현상은 저도 군생활 하면서 겪은 터라..... 과연 사실을 기초로 만든 영화라는 감탄이 나오더군요.

 영화적 재미 바깥을 보자면, 영화 참 싸게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일본 최북단인 훗카이도 오지에서 영화를 만들었는데, - 남극에 갈 수는 없었겠죠. - 스텝의 식사가 기본적으로 제공할 수 밖에 없는 고립된 촬영환경, 이게 먹는 장면이 들어가야되는 요리인이 주가 되는 영화니..... 식사해결과 촬영을 한꺼번에 해치우는.... 영화배우들이 참 맛있게들 먹는데, 이것만은 연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p.s 주먹밥과 라면이 땡기는 부작용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