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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動/롯데 자이언츠 2011

김성근 감독과 양승호 감독의 대화.txt

김성근 감독이 경기전 양승호 감독을 찾아왔다.

김성근 감독이 손가락 6개를 펴보이자, 양승호감독은 굳은 얼굴로 손가락 1개를 내밀었다.

김성근 감독이 다시 배가 불룩한 흉내를 내자, 양승호 감독은 미소를 지으며 구걸하는 흉내를 내었다.

김성근 감독이 마지막으로 뒤를 가리키며 조심하라는 표정을 짓자, 양승호 감독은 단호한 표정으로 손가락 2개를 펴보였다.

자기팀 덕아웃으로 돌아온 김성근 감독은 코치진에게

“허허, 롯데에 참으로 강단있고 나와 능히 야구 철학을 논할 인물이 났구나”며 양승호 감독을 크게 칭찬하는 것이었다. 

이에 코치진이 방금의 두 사람간의 무언의 대화에 대한 뜻을 묻자 김성근 감독은

“내가 처음에 왜 고원준을 6회에 올렸냐고 손가락 6개를 폈더니, 엄숙한 표정으로 손가락 1개를 내밀면서 승리를 위해서라면 1회엔들 못바꾸겠냐고 하는거야.”

“그래서 내가 다시 이대호를 표현하면서 이대호에게 번트 연습을 시키는 건 좀 심하지 않냐고 했지, 그랬더니 그지 흉내를 내면서 당신도 박정권에게 번트 사인 내지않냐고 맞받더라고.”

“참 으로 이제야 나를 이해하는 진정한 지기가 나타난 게 반가와서 뒤를 가리키며 프런트를 항상 조심하라고 충고했지, 그랬더니 단호한 표정으로 자기는 남은 계약기간 2년동안 최선을 다할뿐이라고 하더군.”

이 이야기를 들은 SK 코치진 중 감탄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한편 롯데 덕아웃에서도 코치진들이 양승호 감독에게 다가와 김성근 감독과의 대화의 뜻을 물어보았다.

“노인네가 대뜸 나한테 너네 팀 올해 6등하면 다행이라고 놀리잖아. 그래도 꾹 참고 우리는 꼭 1등할 거라고 해줬지”

“그랬더니 이 영감이 자기 배를 내밀면서 요새 부산에서 공짜밥은 잘 먹고 다니냐고 비웃는거야, 그래서 뭐 요새는 잘 가는 식당도 못가서 배고프다고 했지 뭐.”

“그런데 영감님이 갑자기 표정이 친근해지더니 눈치를 보면서 뒤를 가리키며 뒤통수 치는 선수들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난 그런 넘들은 다 2군 보내버린다고 손가락 2개 펴줬지. 그랬더니 영감님이 날 그윽하게 쳐다보면서 가는거야. 도대체 그런 표정은 왜 짓는거야 아우 닭살 돋아”

출처 : 디씨 롯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