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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辯/영화

577 프로젝트 - 다큐멘터리와 상업영화의 유쾌한 접점







시사회에서 보고 일주일 간격을 두고 다시 상영관을 찾게 만든 영화.


재미있네요.

 하정우가 시상식에서 뜬금없는 국토대장정 이야기를 하고, 그게 영화가 됩니다.


백상 트로피를 들고 국토대장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무엇이 영화인가? 에 대한 물음에 영화는 이래야한다. 는 대답은 영화인 각자가 항상 고민하는 내용이겠지만,


이것이 정답이다. 라고 그 질문 자체가 중단되는 순간 그 정답은 영화의 가능성을 막는 것일 수도,,,


위대한 선배들이 다 실험하고 새로운 방법이 있을까 싶은,, 당연히 상업적 방법론도 고민을,,,


이 영화는 영리하게도 다큐멘터리와 TV 예능을 접목시켜 영리하게 돌파합니다. 


이미 고정이 되다싶이한 장르에 대한 고민은 2가지 일텐데,


보다 세련되게 만들거나, 아님 타란티노처럼 장르의 규칙을 가지고 놀거나,,,

이 영화 형식은 그런 고민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생기면 아마 이것에 대한 호불호가 아닐까 싶은데요.

근데 전 상업영화에서 이런 배짱 좋은 시도, 너무 좋더군요.


근래 본 가장 독창적인 상업영화.


굳이 한국영화 전통에서 찾아보자면


제가 좋아하는 - 아마 저만 좋아하는 - 영화 "로케트는 발사됐다." 정도,,,



 여행 떠나는 예능을 TV로 매주 보는 것이 아니라 극장에서 몰아보는 셈인데,

 장점이라면, 큰 화면과 빵빵한 사운드 말고도

 대본 다 쳐두고 "리얼"이라고 주장하는 방송보다 훨씬 원초적이고 날 것 그대로란 점.

 격주마다 보다 보면 패턴 다 드러나서 "예측 가능한 패턴"은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



픽션인가? 논픽션인가? 로 갑론을박이 있던데

 짜고치는 고스톱 같지는 않더군요.


 1. 등장인물이 너무 많습니다. 처음부터 짜고 갈 것 같으면 케릭터 확실하게 구축된 10명 안쪽으로 고정해서 가는 편이 더 좋았겠죠. TV 예능에 익숙하신 분 지적이 "짜고 치는 것 같이 않아서 신선한데,,, 인물이 너무 많아서 산만한 감은 있다." 정도,,,  이것까지 예상했다면 감독은 천재.


 2. 무직 흉아(?),, 사실 무직은 아니고 일감 잘 못 따는 무명배우 흉아. 치고 나올 때 저걸 연기라고 보면,,, 한국영화계는 저런 연기력 가진 인재 놀리냐? 뭐 이런 생각이,,,, 연기를 못하는 사람이라도 극영화 명배우 이상의 감동을 뽑아내는 것이 다큐멘터리의 힘이기에,, 이런 반응까지 예상하고 짜고 쳤다면 역시 감독은 초천재.


 좋은 영화입니다.

 영화 "친구"생각이 났는데, 감독이 가장 애정을 가진 도시와 시대를 뽑아낸 것이 반향을 일으키자 너도나도 사투리 찐한 조폭영화 만들어 쫄딱 망한,,,

 흥행이 망하건 말건 그건 그렇다쳐도 우르르 몰려가는 모습은 좀 그랬더군요.

 577 흥행한다고 TV예능 다 극장에서 하면 한국영화 망하는 것이고,


 영화의 한계를 유머러스하게 접근한 방법론은 두고두고 회자될만한,,,


 

 보다 보니 여행을 떠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