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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辯

다시 읽고 싶은 동화가 있으신가요?

 



 어린이 날을 맞이해서 사촌동생 선물이나 사줄까해서 오랜만에 서점에 들렀습니다. 
 으음.. 불경기인 요즘도 형형색색의 동화책은 종류별로 쌓여있더군요.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이 있나 해서, 한동안 뒤적거렸지만.... 없더군요. 

 전래동화라 불리는 것들 중 "춘향전"이나 "장화홍련전" 같은 경우는 철저하게 성인을 위한 판본이라, 어줍잖게 편집한 것이 싫어서 손이 가지 않더군요. 제가 감명 깊게 읽었던 기억에 남는 창작 동화는 "이원수 전집"이나 고 이윤복씨의 "저 하늘에도 슬픔이" 정도인데.... 전자의 경우는 지은이의 친일 편력 때문에.. 후자의 경우는 아직 나이대가 맞지 않을 것 같았지만, 찾아봐도 없더군요. 

 으음.... 결국 구입한 것은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 
 
 뭐랄까 씁쓸하네요. 
 물론 제가 과문한 탓에 지금도 좋은 창작동화가 많이 발표되고 있긴 하지만,,,, 

 서글퍼 진 것은 외국어 공부를 처음 하면서 느꼈던 우리나라의 좁음을...
 동화를 고르면서 우리문학의 덜자람, 미성숙함을 느끼네요. 

 할 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읽어주고, 아버지가 다시 아들에게 읽어주는 그런 동화가 

 양키에겐 "톰 소여의 모험" 
 영국애들에겐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프랑스애들에겐 " 어린 왕자", "꼬마 니콜라"
 러시아애들에겐 "바보 이반"
 일본 애들에겐 "은하철도의 밤" 

 이런 표현은 그렇지만 국민(?)동화라 불릴 수 있는 동화가 있었던가요? 
 작품으 로 따지면 이원수씨가 가장 근접한 것도 같지만, 김동인이 광복절날 뭘 했는지 알게 된 이후로 그분의 책에 손이 가지 않는 것처럼...
 친일경력이 있는 분의 책을 다음 세대에게 사주고 싶지는 않군요. 
 
 지금 밤을 세워 글을 쓰는 작가 중에서
 어린이를 위한 창작동화를 쓰시는 분도 
 좋은 동화를 출판하려는 출판업계 분도 계시겠지요. 
 
 아버지가 옛날 읽어주셨던 동화 중에
 제가 다시 읽어줄 만한 가치가 있는 우리 창작 동화가 없는 건 못내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