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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生/보다 - 見

2000년 전 인도와 금관가야가 만나는 신행길을 재현하다.

2000년 전 인도와 금관가야가 만나는 신행길을 재현하다.

                                 - 낙동강 대저생태공원에서 진행된 허왕후 신행길 축제

  



 9 6일은 허왕후 신행길 축제 이틀째 되는 날입니다. 오늘 축제가 열리는 장소는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있는 대저생태공원이지요. 전성기 금관가야는 강성한 나라였습니다. 6가야 연맹의 맹주로 낙동강의 패권을 두고 신라와 다툼을 벌인 역사가 이를 말해줍니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황산강 전투가 이것인데, 여기서 황산강이란 지금의 낙동강을 말합니다. 지금은 표기법이 사라진 아래아를 써서 ᄒᆞᆼ산에 가까운 발음인데 이것이 변화하여 황산으로 되었습니다.  ᄒᆞᆼ 크다.”, “아름답다.”란 뜻인 옛말 한과 통합니다. “넓은 들을 지나는 큰 강이라는 뜻입니다.




 지금의 이름인 낙동강 역시 금관가야와 연관이 있습니다. 바로 낙동강(洛東江)은 가락의 동쪽이란 뜻입니다. 여기서 가락은 가야의 별칭으로 금관가야를 말합니다. 이 강이 가야의 경계라는 의미이며, 이는 삼국유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조에서 가야의 영역을 언급하면서 동쪽으로는 황산강(黃山江), 서남쪽으로는 넓은 바다, 서북쪽으로는 지리산(智異山), 동북쪽으로는 가야산(伽耶山)에 이른다.”라고 전해집니다. 허왕후 신행길 축제가 부산시와 김해시와 협동해서 치르는 이유이지요.

 



 오늘 축제는 특별한 퍼레이드가 있었습니다. 그 옛날 2000년 전, 인도에서 머나먼 항해를 마치고 금관가야에 도착한 허왕후의 신행길을 재현한 것입니다. 신행길이란 혼인을 할 때 신랑이 신부 집으로 가거나 신부가 신랑 집으로 가는 길을 의미합니다. 넓게 보면 아유타국의 공주인 허황옥이 저 먼 인도에서 금관가야까지 온 길이 신행길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신행길은 한국에 도착하여 금관가야의 왕궁까지 가는 길을 말합니다. 기록으로 확인한 신행길은 다음과 같습니다.

 

망산도 유주암 흥국사 고대 가락국의 수도 김해





 대저생태공원에서 재현된 신행길은 이 과정을 요약하여 압축한 것이지요. 이 퍼레이드가 대저에서 열린 것은 묘한 감흥을 일으킵니다. 낙동강 동쪽과 서쪽을 이어주는 교통의 요지입니다. 옛 구포와 대저나루로 배가 오고가던 곳이며, 일제 강점기 때 낙동강 최초의 다리인 구포대교가 들어선 곳이지요. 현대에도 수많은 물자와 사람들이 다리를 통해 오고 가는 곳이니 허왕후 신행길 행렬이 재현될 장소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침내 이들 부부는 만나 하나가 됩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기록된 것처럼 인도의 아유타국 국왕은 가락국 김수로왕에게 공주를 보내 짝을 맺으라.”는 계시를 받습니다. 김수로왕은 국혼을 청하는 신하들에게 하늘이 배필을 보내줄 것이라 하고 망산도에서 기다리라는 명을 내리지요. 이는 우리나라 역사에 기록된 가장 드라마틱한 남녀의 만남이기도 합니다. 이 사랑 이야기는 각색되어 뮤지컬로 만들어졌습니다. 가야테마파크에서 공연된 미라클 러브가 그것이지요. 이번 허왕후 축제에서도 뮤지컬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공연되었습니다.

 



 

 그 옛날 아유타국과 금관가야의 만남이 여러 가지 새로운 문화를 창조했듯, 이번 허왕후 축제 또한 그러합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인도의 역사와 문화가 이곳 대저생태공원을 찾은 분들에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인도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의 무저항 사티아 그라하 를 접하기도 하고, 인도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사진을 감상하기도 합니다. 옛 가야의 토기와 인도의 도자기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지요. 김해 장군차를 전해 준 인도의 차 문화를 즐기거나, 인도 전통의 음식을 맛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는 허왕후 신행길 축제가 단순한 놀이로 끝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축제 주최 측의 의지일 것입니다. 고대 인도의 아유타국과 금관가야의 역사를 생각해 보고, 이를 현대 한국과 인도, 인도와 한국의 문화 교류와 우호 증대로 이어가자는 의미이지요.

 



 2015 허왕후 신행길 축제는 이것으로 아쉽게 끝이 났습니다. 2016년 어떤 모습으로 허왕후 신행길 축제가 돌아올지 자못 기대가 됩니다. 그 옛날 아유타국의 허황옥과 금관가야의 김수로왕이 만나 찬란한 금관가야의 문화가 탄생했습니다. 허왕후 축제 역시 축제가 문화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허왕후 신행길 축제

 

일시: 2015.09.05.() ~ 09.06()

장소: 09.05() 김해 가야테마파크, 09.06() 부산 대저생태공원

주최: 김해시, 부산광역시

주관: 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TPO)

홈페이지: http://www.love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