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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辯/영화

201111210 - 영화의 전당





 일이 있어 해운대 왔다, 들려본 영화의 전당.


 켄틸레버 (그런 것이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지붕을 봐도 별 감흥은 없네요. 


 세계 최고를 지향하다 준공검사 하기도 전에 개관해서 비 한번 오니 홍수를 연출한 일련의 과정을 뉴스로 본 탓인지,,,,


암튼 화려하나 실속은 없고, 저질르고 수습하는,,,, 누구 비슷한 상황입니다.


번쩍번쩍 빛나는 지붕은,,,,,,,, 뭐랄까 랜드마크로서 화려함을 지향할 필요는 이해가 가는데, 과연 방법이 저것만일지,,,


당장 전기세 내는 부산시민이여서인지 모르겠는데, 으음.... 


樂而不淫 哀而不傷(낙이불음 애이불상) 


빛을 즐기는 건 좋은데, 그 번쩍거림이 공해가 될 수 있으니 지나치고, 


색을 즐기는 건 좋은데, 그 색깔이 찰나에 바뀌니 또한 지나치네요. 


욕만 잔뜩 썼는데, 내부 공간은 좋군요. 


에펠탑 싫어한 모 작가가 에텔탑 안에서 살았듯, 안 볼려면 들어가시면 됩니다. 저처럼


안쪽은 넓직넓직하고, 흥행코드와 거리가 먼 영화만 트는 것 또한 좋습니다.


오늘 본 영화는 구봉서의 벼락부자. 


공포영화네요. 농담이고요. 코메디입니다.


60년대 초기 영화라 지금 코메디 코드와는 거리가 아주 먼 영화. 


공포스럽게 느낀건, 정치적으로 아주 불공정한 코드


예를 들어 구봉서씨가 홍콩 바이어를 접대하러 가서, 청나라 옷을 입고, 엉터리 중국어로 노래 + 대화를 하는 중국인 희화화 


구봉서씨가 다니는 사장이 비서 앞에서 - 비서는 사장 딸 - 정부와 통화를 하면서 언제 집 사줄거냐??? 수작을 하는 장면. 


이런 소수자에게 잔혹하며 남성 중심적인 뜨악할 장면들이 도처에 나오는데, 그 기저에 깔린 감정은 코메디란 거죠. 


그래서 공포를,,, ㄷ ㄷ ㄷ 


나오는 여성은 단 2종류, 바이블과 비슷한데 성녀와 창녀. 


이 영화도 까기만 해서 미한해서 좋은 점을 말씀드리면,


1. 영화 초반에 월급봉투를 받는 장면 - 근처 밥집 & 다방 & 기타 등등의 외상값을 때고,,, 하숙집에 가는 도중 담배가게와 쌀가게등,, 여러 가게에 외상값,, 마지막으로 하숙비 내니 없더라. 는 묘사는 아주 좋았습니다. 월급은 스쳐지나가는 사이버 머니일 뿐인 작금의 세태와 아주 유사한,,,,


2. 벼락부자가 된 구봉서씨에게 여러 사기꾼이 몰려드는데요. 안보를 파는 안보장사꾼, 정치인을 빙자한 사기꾼, 영생불사를 파는 사기꾼, 종교를 파는 사기꾼,,,, 어디서나 변함없는 레파토리. 


3. 낙향하는 모습,, 이건 좋기도 했고 나쁘기도 했는데,,,, 도연명으로 부터 비롯된 안되면 엎고 시골간다. 는 어찌보면 든든한 보험같은 고향에 대한 자부심은 좋았고, 그 묘사가 일반적인 도시인들이 생각하는 낭만적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나쁜 점. 


다음엔 날잡아서 봐야하는 고바야시 마사키 감독의 "인간의 조건" - 반지 3부작 한번에 보기 정도 - 에 도전을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