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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辯/책

마이클 샌델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1. 마이클 샌델 열풍은 으야한 구석이 있는데. 정작 훨씬 큰 책시장인 미국에서 팔아치운 판매부수의 15배를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판매된 것이 그러합니다. 자국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한 작가라면,,,, 프랑스인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그러하며, 일본의 다치바나 다케시 또한 그렇더군요.   인세로 먹고 사는 작가가 자신의 책을 많이 소비해 주는 나라의 독자에게 쓴 소리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현한 일일텐데,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국내 독서토론 프로그램에서 "한국사람들은 프랑스사람보다 책을 더 많이 읽는 것 같다." 라는 농담성 멘트가 그러하고,, 마이클 샌델이 이 책에서 쓴 저자 서문에 따르면,,,"최근 한국을 방문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사실이 있다. .......중요한 철학적 문제를 놓고 자유롭게 공적 토론을 벌이고 싶어 하는 욕구가 학생뿐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도 커다랗게 자리하고,,,,"   왜 아니겠습니까? 샌델 선생님. 여기는 한국입니다.  


2. 한국인들이 철학적 주제에 대한 공적 토론을 벌이고 싶은 욕구가 높은지는 차지하고, 이러저러한 "정의 없는" 한국사회에 대한 불만은 사상 최고조인 듯 한데, "유전무죄, 무전유죄" 발언으로 공론화된 돈 있는 놈에게 굽신거리는 사법부는, 이후 부글부글 끓다가 법관 양궁테러 사건을 영화화로 최고점을 찍은 느낌입니다. 아저씨, 테이큰, 요즘 방영되는 추적자,,, 판단하는 법관도, 기소하는 검사도, 국회의원도,,,,, 믿을 놈 없는 세상, 스스로 방어하는 자경단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합무라비 법전식 사적 처벌을 하는 것을 보며 환호하는 국민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란 주제는 매력적일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3. 흥미로운 주제지만, 저자가 인기 프로야구팀 시구를 할 정도로 이렇게 까지 "팔린" 이유는 지적 흥미와 학벌주의에 근거한 허영심을 동시에 자극하는 구석이 있다는 점. 위에서 예로 든 다치바나 다케시가 그러한데, 샌델에게서 하버드, 다치바나 다케시에게서 동경대란 고유명사를 빼면 어땠을까 싶더군요. 


4. 샌델 교수 책 2권 읽은 것이 전부지만, 첨예한 문제에 명쾌한 답이 나오기 힘든 주제를 던져주고, 토론, 책 자체가 대학 강의를 옮겨서 그런지도,,,마치 대학교 강의실에서 교양수업을 듣는 기분이라, 즐겁게 읽었습니다. 전작인 정의.. 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늘상 인터넷 상에서 불 붙기 쉬운 소재,  미국의 재미난 예가 많이 소개되는데, 몇가지 한국적 상황을 넣어서 개정 증보판을 내는 것은 어떨까 싶더군요. 


 예를 들어 

 병역 비리가 드러난 송승복씨에게 편의를 봐줘서 드라마를 찍게한다면 사회가 얻는 경제적 이익 vs 병역의 의무

 비리가 드러난 재벌 총수가 기부를 하고 법적 편의를 받는 것 vs 평등권의 원칙. 

 디아블로3의 열풍이 한정판 되팔이로 이어진 현상.  되팔이란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에게 비용을 부담시키는 행위인가? vs 경제적 행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