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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生/보다 - 見

울산팸투어 04 - 빛으로 물든 울산만 - 울산대교 전망대 야경



빛으로 물든 울산만 - 울산대교 전망대 야경



울산 동구청 뒤로 난 산길을 따라 염포산 자락을 오릅니다. 산은 그리 가파르지 않습니다. 15분쯤 걷다보면 오늘의 목적지에 도달하지요. 바로 울산대교 전망대로 가는 길입니다. 이곳에 오르면 울산만이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낮에 울산대교 전망대를 찾는 분도 많지만, 형형색색 빛으로 물든 울산만을 보려 해가 진 후 이곳을 찾는 것도 좋지요. 





▲ 4층 옥외 전망대에서 바라본 울산대교.


 울산만은 천혜의 항구입니다. 태화강은 이곳에서 동해 바다와 만납니다. 나란히 뻗은 울산 동구의 산들 - 동대산 - 동화산 - 무룡산 - 염포산 - 은 강한 바닷바람을 막아주기에 울산만은 늘 잔잔합니다. 울산항과 온산항이 만들어지고, 국가산업단지가 울산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울산만의 입지조건이 고려되었기에 가능했습니다.    



▲ 울산항과 저 멀리 공단의 불빛. 


 항구로써 울산항의 역사는, 멀리 신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신라의 수도 서라벌 - 지금의 경주 - 는 내륙에 위치한 도시였습니다. 대규모 운송이나 교역에는 배를 이용한 바닷길에 의존합니다. 신라가 점점 커갈 수록 바다를 통한 교역도 증가하게 됩니다. 울산항은 일종의 경주의 외항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 인천의 관계 정도라고 할까요?  




▲ "상전벽해" 울산항의 모습은 근 50년 크게 변했다. 


 처용은 신라 헌강왕 때의 사람입니다. 전설에는 용의 아들이라 하나, 사학자들은 그를 아랍상인이 신라에 귀화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가 처음 신라 땅에 디뎠다고 전하는 곳은 바로 울산 개운포입니다. 외항강 하구 울산만과 만나는 곳이지요. 지금도 그곳은 "처용암"이라 하여 전하고 있습니다. 



▲ 울산대교의 모습. 대교 위에 움직이는 자동차가 만든 궤적이 보인다. 


그 옛날, 신라 충신 박제상이 배를 타고 일본으로 향하던 곳도 바로 이곳 울산만이었다고 합니다. 고구려로 인질로 가 있던 복호를 신라로 데려오는데 성공한 박제상의 다음 행로는 일본이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가게 됩니다. 박제상이 마지막으로 본 고국 신라의 모습은 바로 울산의 바닷가 풍경이었습니다. 




▲ 이곳에 올라 보면, "산업수도"란 명칭이 왜 울산에 붙었는지 알 수 있다. 


 신라, 고려를 거쳐 울산항의 이름은 다시 조선초에 등장합니다. 바로 "염포"라는 이름이지요. 울산 북구 행정구역 명인 "염포"동은 바로 이 "염포"에서 딴 이름입니다. 외국과의 교역을 국가에서 엄하게 통제했던 조선시대, 염포는 국가가 공인한 국제무역항구였던 것이지요. 세종 8년인 서기 1426년의 일입니다. 



▲ 일제시대, 일본인들은 울산의 입지에 주목하게 된다. 


울산항의 입지조건을 눈여겨 봐서 이곳에 공업단지를 만들려던 시도가 일제강점기에 있었습니다. 공업항을 만들고 배후에 연간 20만톤 정유능력을 갖춘 석유회사를 만들고자 하는 계획이었지요. 그러나 그것은 울산이나 한국의 발전과는 상관 없는 목적이었습니다. 일제는 태평양 전쟁 때 필요한 군수물자를 보급하기 위해서 울산을 이용할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 1960년대, 울산항과 배후 공업단지 계획은 국가의 명운이 걸린 승부였다. 


지금의 울산항의 모습이 우리의 손으로 계획된 것은 서기 1962년의 일입니다. "공업입국"이라는 기치 아래 새워진 국가의 운명을 건 승부수였지요. 정유공장과 비료공장을 아우르는 이 계획은 한국 근대화의 초석이라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울산이 "산업수도"라고 불리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울산항이 지어지면서 울산에는 조선소와 자동차 공장이 확장되었습니다. 




▲ 반짝이는 불빛은 산업수도 울산이 있기까지 흘린 땀이다.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울산항을 내려바 봅니다. 옛 신라로부터 시작된 교역은 지금 현재,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 멀리 반짝이는 불빛들은 누군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산업수도 울산이 있기까지 흘린 땀의 결정체이기도 하지요. 



▲ 밤이 없는 울산공단의 모습. 


 울산대교 전망대에 올라 울산만을 바라보며 야경을 즐겨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저 풍경을 즐기기에도 좋은 위치이지만, 산업도시 울산의 역사를 한 눈에 보기에 이 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듯 합니다. ^^



 울산대교 전망대는 오전 9시에서 오후 9시까지 운영됩니다.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월요일을 휴무입니다. 강풍이 부는 날이면 4층 옥외 전망대는 운영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