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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生/보다 - 見

울산팸투어 03 - 고향을 잃은 사람들의 새로운 고향 - 신화마을


"공업입국 - 고향을 잃은 사람들"


 공업입국 - 공업으로 나라를 일으킨다.는 말입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피폐한 나라를 세우기 위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국가가 정한 방향은 중화학공업이였지요. 그리고 울산은 그 전초기지격인 공장이 들어서게 됩니다. 그로인해 울산 남구 매암동 일대에는 석유화학단지가 조성됩니다. 



 문제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대대로 터를 잡고 살아오던 마을 사람들에게 이주하라는 소식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었지요. 세간살이야 옮길 수 있다고 해도, 식구들이 몸을 누일 집이 필요했습니다. 그들이 모인 곳이 바로 이곳 신화마을입니다. 



 신화마을이란 새롭게(新) 모인 사람들이 화합한(和) 마을이란 뜻입니다. 이곳에 이주한 분들의 고향은 이제 공장지대가 되었습니다. 울산만에 맞닿은 바다부터 이 마을 앞 동해남부선 기찻길 까지,,,, 마을 높은 곳에 보이면 이 공장지대가 내려다 보입니다. 이제는 갈 수 없는 그리운 고향. 마을 사람들의 그리움을 저는 단지 짐작할 뿐입니다. 



 "다시 도약을 꿈꾸는 마을 - 신화예술인촌"


 신화마을이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은 이곳에 벽화가 그려진 후입니다. 젊은이들이 점차 사라지고, 마을에는 활력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다시 이 마을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해 마을 전체를 미술관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골목골목 벽화를 그리고, 쓰지 않는 집을 수리해 예술가를 위해 임대하게 됩니다. 



울산 팸투어 코스로 이곳을 찾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마을이 조성된 계기는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새로운 활기를 위해 문화를 고민하는 것도 광역시가 된 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울산과 닮아 있습니다. 



 "보물찾기를 하는듯 벽화를 찾아 보는 마을 골목길 "


마을 곳곳의 골목을 돌아보는 것은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보물은 숨은 벽화들이지요. 고무줄 놀이를 하는 아이들, 고래와 헤엄치는 아이,,,, 어린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듭니다. 벽화는 주기적으로 새롭게 그려집니다. 저희가 신화마을을 찾았을 때도 자원봉사자 분들이 새로운 벽화를 그리고 계셨습니다. 



 마을을 돌아볼 때, 한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이곳에 사시는 분들은 울산석유화학단지나 미포국가산업단지에 근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들 산업단지는 24시간 운영됩니다. 야간근무를 마치고 낮에 휴식을 취하는 분들이 많기에 소란스런 소리를 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예술인촌으로 다시 도약하겠다는 신화마을의 도전은 어떤 결과를 만들까요? 신화마을에서는 지붕없는 미술관 전시회를 비롯해 여러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벽화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도 꾸준히 찾고 있다고 합니다. 주말 열리는 미술체험교실이나 해설사와 함께 하는 마을 투어 역시 인기입니다. 



 "봄에 다시 제비가 돌아오듯 이곳에 활기가 가득차길 "


 겨울, 제비가 떠난 제비집 아래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어미 제비가 새끼제비들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그림이지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 그림은 신화마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그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옛날, 젊은 부부들이 자식을 기르던 이 마을은 아이들이 커서 마을을 떠나면서 활기를 잃었습니다. 



 낡은 골목을 돌아 벽화를 찾아봅니다. 그 옛날,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했던 정겨운 마을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마을 곳곳에 있는 벽화들을 돌아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고향을 잃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다시 희망을 찾았듯,,,, 여행객들도 이곳에서 감동과 희망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