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生/보다 - 見

산과 물이 만든 걸작 사이를 걷다 - 평창 바위공원


▲  평창바위공원.



"공원에 펼쳐진 자연의 걸작"


 팸투어 2일차의 시작, 전날의 힘든 일정을 보상하듯 이날 하루는 느긋한 여행이었습니다. 처음으로 간 곳은 평창 바위공원입니다. 5,400여 평의 부지에는 123기의 바위가 놓여져 있습니다. 바위 사이를 걸으면서 느긋하게 보고 있노라니, 바빴던 어제는 꿈만 같더군요. 아,, 추위도 그렇습니다. 햇살이 너무 따뜻했어요. 



▲  기암괴석에는 각기 이름이 붙여져 있다. 



 제 개인적인 감상은 마치 수석 콜렉션을 보는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작은 바위는 2톤에서 큰 바위는 140톤까지,,,, 체급을 달리하는 바위들은 매니아의 수석 콜렉션입니다. 규모가 클 뿐이지요. 수석이 그러하듯, 정원을 바위로 장식하는 문화 역시 오랜 역사를 지닌 동양의 문화지요. 



▲  공원 옆은 캠핑장이다.  



"선인들이 탐낼만한 바위들"


 수호지를 읽은 분들은 기억하실테지만, 북송의 휘종은 수석을 모으는데 빠져 있었습니다. 작은 돌이라도 꽤 비용이 드는 수석 취미인데, 거기다 황제가 욕심을 내니 전국의 기암괴석을 수도로 옮기기 위해 난리가 벌어진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기껏해야 사람이 짐승을 부려 옮기는터라 코스를 바꾸기 귀찮아 백성의 집을 헐기도 했지요. 




▲  캠핑장 넘어 보이는 평창강 패러글라이딩. 


 양산박의 호걸 중 한 명인 청면수 양지가 이 수석을 운반하다 사고를 당해 양산박에 투항하게 됩니다. 뭐 그깟 일로,,, 라고는 해도 황제의 생일선물로 바칠 물건을 잃어버렸으니 사형 확정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런 기왕괴석을 모든 정원은 황제나 가질 수 있었던 듯,,,,, 평창에 오기만 하면 맘껏 즐길 수 있으니 현대에 태어나 다행이군요.  




▲  물길을 평창을 지나 영월로,,,



"이름 붙은 바위를 보는 재미"


 바위공원 바로 옆은 평창강입니다. 여름에 왔으면 시원한 물길을 볼 수 있을텐데,,, 겨울이라 물길이 말랐는지 여름의 세찬 모습은 아닙니다. 평창강가 모래밭에는 패러글라이딩 착륙장이 있는데, 바로 건너 보이는 산이 점프 위치라고 하더군요. 이곳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해본 일행에 따르면 가까워 바이지만 올라가는 길은 돌아돌아 가기에 꽤 걸린다고,,,, 오르기는 한참 걸리지만, 뛰어내리면 한 순간이겠지요. 



▲  공원의 주인공인 돌들이 늘어서 있다.  



 123 기의 바위에는 각기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형상이 특정 짐승의 모양을 닮았다하여 그 이름을 붙은 바위도 있고, 두 개의 바위가 붙은 모양이 아들을 품은 어머니의 형상을 닮았다하여 모자라 불리는 바위도 있지요. 그럴듯한 것도 있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것도 있고,,,,, 아무튼 보는 재미는 있더군요. 



▲  중앙을 차지한 거북 형상의 바위. 



"평창 곳곳에서 모은 바위가 공원이 되었다."


 공원은 흔하지만, 이런 독특한 컨셉의 공원은 많지가 않습니다. 바위 자체도 독특한 것이 많더군요. 물살이 깎은 형상의 바위는 아무래도 평창강에서 건진 듯하고,,, 단단한 화강암의 바위는 산에서 가져온듯 보입니다. 산이 높고, 물이 깊은 평창이 아니면 이런 컨셉의 공원은 만들지 못했겠지요. 



▲  가을, 수석 사이를 거닐어본다.  


 산과 강에서 이런 돌들을 모은 안목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꽤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는데, 이 공원이 볼만한 것은 123기의 바위를 모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농담으로 이 공원을 만드신 평창군수님 취미가 수석이 아닐까? 란 말을 했는데, 혼자 보고 즐기는 수석 콜렉션보다 수 많은 사람들이 같이 즐기는 이런 형식의 공원은 의기가 더욱 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평창군에서 이 공원을 계속 확장해 나갔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