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허왕후 신행길 축제가 열리다.
- 금관가야의 왕궁을 재현한 가야테마파크에서 열린 허왕후 신행길 축제
경상남도 김해시 가야테마길 161번지, 가야테마파크가 위치한 곳입니다. 분산 높은 곳에 위치한 이곳은 옛 금관가야의 왕궁이 재현되어 있지요. 지난 9월 5일 이곳에서는 축제가 열렸습니다. 허왕후 신행길 축제, 서기 48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이 멀고 먼 길을 건너 이곳 김해에서 금관가야의 왕 김수로왕을 만나는 기나긴 여정을 기념하고, 재현하는 축제입니다. 인도에서 이곳 김해까지, 발달된 기술의 산물인 비행기로도 6시간 남짓한 장기비행을 각오해야 하는 여정입니다.
2천 년 전의 항해술로는 믿기지가 않는 머나먼 뱃길이었습니다. 단순히 사람 한 명을 이동시키는 항해가 아니지요. 알려진 바와 같이 항해를 나선 사람에는 당시 인도의 지식인층이 포함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은 허왕후의 오빠인 장유화상으로, 후에 이 분은 장유암을 비롯한 많은 사찰을 지어 금관가야에 불교를 전파하게 됩니다. 이는 지금의 한국불교의 씨앗 중 하나였지요. 허왕후 신행길 축제가 열린 가야테파파크 근처 은하사 역시 장유화상이 직접 창건한 절입니다.
사람의 의지가 있다고 해도, 바람과 파도가 잔잔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할 항해였습니다. 항해선단을 지탱한 것은 신앙의 힘이 아니었을까 추정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항해를 가능하게 만든 좋은 날씨는 “바람을 멈추게 하고, 파도를 잠잠하게 하는 신묘한 석탑” 파사석탑의 신묘한 효능이라 믿었지요. 종교는 사람의 이성 밖의 영역이라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기는 힘듭니다만, 먼 길을 떠난 허왕후 일행이 파사석탑을 보며 위안을 얻고 파도와 바람에 대한 두려움을 버린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지금 파사석탑은 허왕후 묘지 앞에 서 있습니다. 장유화상이 창건한 절에서 모시다 호계사가 폐사되자 김해부사가 옛 주인의 묘지 앞으로 옮긴 것이지요. 2천년의 세월이 흘러 옛날 조각되어 있었다는 섬세한 조형물을 닮아 그 형체를 알기 어렵습니다. 아쉽지만, 그 또한 허왕후에 관한 신비감을 증폭시키는 요소이지요. 파사석탑 또한 허왕후 신행길 축제 행렬의 일원으로 당당히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축제를 위해 재현된 모형은 옛 모습을 상상한 것입니다. 정확한 모습을 알지 못해 추정한 것이라 다른 의견이 있을 법도 합니다.
허왕후와 김수로왕은 첫 만남 이후 백년해로를 합니다. 두 분 부부 사이가 어땠는지 자세한 기록은 없으나 10명의 자식이 있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최초의 다문화 가정인 허왕후와 김수로왕은 지금 식으로 말하면 깨여 있는 사람들이였습니다. 10명의 자식 중 두 명에게 어머니 성씨인 허씨를 계승하게 했고, 이는 지금의 김해 허씨의 시작이지요. 현대에도 어머니 성을 따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서기 48년 결혼한 이 부부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당시 이들 부부가 서로를 얼마나 존중하고 존경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 부부의 영향은 오늘까지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이들 부부의 자손으로는 우리나라 최대 성씨인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가 있지요. 앞서 말씀드린 허왕후와 장유화상이 전파한 불교 역시 우리나라 여러 종교 중 가장 널리 퍼진 종교입니다. 김해 특산물로써 인근에 널리 이름난 장군차 역시 그러합니다. 인도에서 차를 우려 마시는 전통은 허왕후를 통해 금관가야에 전파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왕족과 귀족만이 즐기던 차는 보편화되어, 이제는 누구라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되었습니다.
허왕후 신행길 축제 또한 허왕후가 남긴 문화를 놀이인 축제로 변형시킨 것이지요. 개막식의 하일라이트에 허왕후와 김수로왕의 영정이 드리우는 것은 이를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허왕후 신행길 축제는 인도와의 외교와 문화교류에도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인도가 수교한 이래, 허왕후와 김수로왕은 한국 – 인도 양국의 문화교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지요. 축제의 장에 인도문화체험의 기회를 가진 것과, 인도의 전통공연인 인도 방그라 댄스를 공연한 것 역시 이런 역사 때문입니다.
2천년의 역사가 오늘의 문화가 되고, 고대 금관가야와 아유타국이 만납니다. 금관가야의 왕궁을 재현한 가야테마파크에서 열린 허왕후 신행길 축제를 돌아봅니다.
허왕후 신행길 축제
일시: 2015.09.05.(토) ~ 09.06(일)
장소: 09.05(토) 김해 가야테마파크, 09.06(일) 부산 대저생태공원
주최: 김해시, 부산광역시
주관: 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TPO)
홈페이지: http://www.lovestre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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