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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辯

서글픈 개죽음 - 순직 의경 구타 사건을 보고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56811.html

1. 5월 7일 기동대 오자마자 아무것도 안 가르쳐 주고 인사 해보라고 하고 못하자 2시간이나 때리신 분
2. 내아들의 소지품 압수해 가신분(그곳엔 주민등록증과 지갑도 있었습니다)
3. 기대마(아들이야기는 의경들이 타는 차)에 데려가서 이유 없이 정확히 35분동안 아들 을 발로 밟으신 분
4. 보일러실에 하루종일 꼼짝 못하게 한 자세로 세워놓으신 분
5. 하루종일 물 한모금도 못마시게 하신 분
6. 방패로 이마 위에 머리 내려치신 분
7. 12월에 너무 아파 내과에 다녀오니 죽먹으라 하여 말하니 죽은커녕 아무거나 처먹으라고 막말하며 때리신 분
9. 제 아들 손가락을 본인 발가락에 끼고 마사지 시키신 분
10. 후임병없이 4개월을 혼자 수발들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살았을 내 아들
11. 지휘감독관들은 과연 이렇게 이 아이가 힘든지를 몰랐을까요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S103&articleId=104877


의경으로 군에 간지 9개월만에 급성백혈병을 얻고 6개월 투병을 하고 하늘에 간 내 아들이 국가유공자(순직)에 해당이 안된다니...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844235

 
지난해 6월 백혈병으로 숨진 박 모 의경이 복무 중 구타에 시달렸다는 의혹을 수사해 온 충남지방경찰청은 당시 소대선임이었던 홍 모씨 등 17명을 사법처리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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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년 초에 제가 불펜에 쓴 글입니다.

 기대한 것 만큼 씁쓸한 진실.

 톰 크루즈와 잭 니콜슨 주연의 영화 어 퓨 굿 맨 ( A few good man ).  군대 내 가혹행위로 한 병사가 사망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명령에 의한 것이였다고 항변합니다. 국선변호인으로 선임된 3병의 해군 변호인단은 살인을 한 병장과 일병... 두명의 해병대원을 두고 의견이 갈립니다.

 해병대원에게 협조적인 변호인 A :  "왜 그들을 싫어합니까?"

 해병대원에 게 비협조적인 변호인 B :

 (격양된 목소리로) "왜? 왜냐고요? (목소리 톤을 높히고) 사람을 죽였으니까요. 뭣 때문이지 이유를 알려드리죠.
 (한 톤 더 높여) 그가 빨리 달리지 못해서.......................................................

 " 그럼 묻죠? 왜 그들을 좋아합니까?

 미친듯한 충격을 주었던 전 대사에 비하면 해병대원에게 협조적인 변호인 A가 한 대답은 분명하게 기억나지 않아요. 그들이 애국심이 강한 군인이기 때문이다. 란 의미인듯 한데, 최소한 저에게는 영화 내내 심드렁하게 사건이야 어찌되었건 말건 귀찮은데 하는 태도로 있는듯 만듯 있다 일갈한 변호인의 대사는 한참 전성기였던 톰 크루즈 & 데미 무어를 묻어버릴 파워가 있었습니다. 

 왜? 왜냐고요? 외국어 공부에 도움이 될까하고 딴 HAM - 무선통신사 자격증을 군대 갈때 서류에 기재했고,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통신대에 떨어져서 조낸 쳐 맞았기 때문입니다. 뭣 때문인지 이유를 알려드리죠. 제가 그들이 원하는 만큼 통신을 몰라서요. 당시 통신대는 고등학교에서 기계를 공부한 후 한전이나 한국통신 등에서 1, 2년 실무를 쌓았던... 이 정도가 평균이었습니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씀인데 알량한 학벌에 기대 사람을 평가하진 않습니다. 5년 이상의 실무로 무장한 사람들 속에 웃끼지도 않는 자격증으로 굴러들어온 초짜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돌아가신 저 분과 달리 제가 죽거나 백혈병에 걸려 비극으로 끝나지 않은 이유는 2차대전 때 썼던 미군 장비의 교본 - 역시 영어 - 을 읽는다는지, (기계 장비 영어 어렵지 않습니다.) 공병우 타자기로 알려진 3벌식 TT 장비를 다룬다는지 (어렸을때 공병우 박사 자서전을 읽고 남들 2벌식 타자 연습할 때 3벌식 연습했습니다.), 마소 엑셀로 하룻밤 세서 만들 전화요금 계산을 2시간으로 단축 시키는 등 나름의 쓸모를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타 사건으로 윗 고참, 동기놈 영창 갔을때 저는 무사했습니다. 안 때렸거든요.  왜? 왜냐고요? 부끄럽게도 정의감에 구타를 없애야할 악이라고 생각해서 라고는 말 못합니다. 그저 동기놈 보다 조금 영악했기 때문입니다. 헌병대 근무하신 사촌형에게 여러 사건 사고를 무용담처럼 들은 선행학습 탓입니다. 히틀러가 죽고 나찌들이 재판 받을 때 윗선의 명령이라는 그때까지 통용되었던 변명이 그것이 악이라면 명령이라도 실행하는 자는 유죄... 라는 얄팍한 2차대전 지식이 있어서입니다. "CBA, 저 자식 패서라도 교육시켜 놔."란 동기가 그 명령을 따른 것은 자신이 근무를 덜 설 수 있다는 자신의 이익을 바라고라면, 그 명령을 생깐 것은 근무를 더 서면 책을 더 볼 수 있다는 자신의 이익을 바라고 였습니다.

 어 퓨 굿맨을 제대한 후 봤을 때보다 나이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이 터졌습니다.
 고 인을 애도합니다. 그리고, 17명의 소대선임이 안쓰럽습니다.
 왜? 왜냐고요?

 저들이나 죽은 고인이나, 저나 제 동기나....
 대한민국 사내 다 간다지만, 재벌자식 처럼 높으신 양반 안가는 군대 끌려가서, 선배들이 그러했다는 이유로 조낸 쳐 맞았기 때문입니다.
 조금 약싹빨라서 영창에 안 간 제 눈엔 그렇습니다.
 
 돌아가신 분이 누군가의 좋은 아들이였고, 친구였고, 연인이였을 돌아가신 분처럼
 17명 또한 좋은 아들, 친구, 연인이였겠죠.

 감히 그들의 죄를 용서한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피해자와 그들 가족의 특권이니까요.

구타를 한 그들의 죄는 분명 처벌 받아야합니다.
그러나 또 한분의 희생자, 또 다른 범죄자가 나오지 않을 근본적인 예방법을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인가요?

 국방부의 병역가산점 뻘짓에 입맛 쓴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