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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辯/영화

뒷맛이 쓴,,,, 한없이 건조한 하드보일드 - 제로 다크 서티





1. 어쩌다 보니 한동안 영화를 못 봤는데, 3월 7일 개봉된 영화를 어제 부산에서 막 내리기 전에야 보게 되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평일 마지막회차.

이런 영화는 호불호가 분명하고, 

감정과잉 - 가끔 감성팔이로 빠지고 마는 영화가 대세인 한국영화의 팬이라면 싫어할 영화. 

사실 링컨을 보느냐 이 영화를 보느냐 고민하다 이 영화를 선택했지만,

만만찮게 정치적인 영화. 


2. 줄거리는 간단하다.

911이 벌어지고

이것조차 911 사건 당시 월드트레이드 셀터가 붕괴되기 직전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의 전화 녹음만으로 한없이 건초하게 설명된다. 

CIA 요원들은 사건의 핵심 오사마 빈 라덴을 잡기 위해서 말 그대로 미친듯 일에 몰두한다. 

지난 10년 시사에 관심을 가졌던 분들이라면 

몇가지 사건들은 예상 가능한 줄거리지만,

아,, 이렇게 해결되었구나? 정도의 감흥.




"뭔가 이상하면 30분안에 털고 도망친다"는 신조의 쫓기는 자도 그러하지만,

쫒는 자 역시 일에 쫒겨 엉망인 생활. 

이런 느낌입니다. 


3. 911을 일으켰던 나쁜 놈은 죽었습니다. 끝 이라면 간단하겠지만,

문제는 911 전의 미국의 중동 피 빨아먹기 -  미국이란 나라는 천사도 절대선이 아니며, 그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싼 가격의 오일이 항상 필요했다.

 911 이후 관련수감자들의 미국 정보국에 의한 고문과 인권문제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911로 피를 본 미국은 

한동안 수용소 내 고문과 인권을 모른척 눈감았더랬다. 

그러다 선거철이 되자 반대정파가 이것을 정치적 이슈화. 



안타깝지만, 가해자 뿐만 아니라 피해자도 괴물이 되는 경우가 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래동안 들여다 본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 보게될 것이다."
"Whoever battles with monsters had better see that it does not turn him into a monster.
And if you gaze long into an abyss, the abyss will gaze back into you."

-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 『선악의 저편』(Beyond Good and Evil)


4. 살짝 불편했던 부분이 있는데,

고문을 다룬 것 까지는 그렇다쳐도 고문을 행한자에 너무 가깝게 묘사하는 바람에

밥벌이, 그리고 나름 사명감을 가지고 어쩔 수 없는 고문을 하는 생활인으로 표현.

위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911이라는 잘못된 선택이 나오게된 진정한 원인은 없고, 그래서 관객은 쫒는 자에 감정이입.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911 테러는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실행된 포로 고문은?


5.  총기를 쓰는 장면은 캐서린 비글로우는 거의 마이클 만의 경지에 이른듯,,

건조하게 끌고가다 마지막 침투 장면에서 터지는 건 흡사 히트를 연상. 

긴장감은 덜한데, 감독 탓이라기보다는 소재 탓입니다.

빈 라덴은 어떻게 죽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종합하면, 정치적이지 않은듯 보이지만, 정치적인 영화. 

미국 중심의 시선은 불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