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설 辯/영화

죽은자의 혼을 달래는 진혼곡 - 지슬





1.  지리 시간인가 제주도 거주의 특징이 해안 중심의 거주 - 이유는 용천수 때문에 - 라고 배웠는데,


그 이유만이 다가 아님을 대학 와서 제주도 출신의 동급생에게 배웠다.


지도를 앞에 두고, 해안선에서 얼마큼 떨어진 사람은 빨갱이니 모두 죽여라는 초토화작전.


지도 위  선 하나 그어놓은 후 어처구니 없어지는 관료편의주의 방식으로 상대에 대한 증오를 엉뚱한 사람에게 풀어놓는 비극.  



2. 각오하고 갔지만 그래도 영상은 충격.


다들 아시는 것처럼 웃으며 즐기는 영화는 아닙니다.


아마추어 배우들의 연기는 무척 좋았는데,


순박한 공동체가 외부 폭력에 의해 망가져가는 과정이 쉽지 않은 연기겠지만,


이 이야기는 그들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고 그들이 사는 땅에 관한 이야기라서가 아닐까 싶네요. 



3. 주제의식은 남영동 1985와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흑백톤으로 아름다운 제주도 풍광과 그 위에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다. 


제주도 사람들의 순박한 감성과 폭력을 강요당하면서 망가져가는 군인들의 대비


아마추어 배우로 이런 연기를 끌어내는, 


영화 자체를 죽은 자를 위한 제사로 만드는 감독의 솜씨는 감탄.


차기작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