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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辯/영화

전설의 주먹 - 8각링에서 이종격투기로 가족을 지켜야만하는 대한민국 가장들




1. 일종의 환타지


학창시절 주먹 쓴 애들이 "전설"?


왜 영화를 보는 사람은 때리는 쪽에 감정이입하는 것일까? 


아무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최종결승까지 갔던 유망주라 하더라도 - 심지어 경기는 상대를 압도했지만 


40대 초반, 운동 하지 못한 일반인이 아니라 20대 짱짱한 프로를 이긴다는건 리얼리티 지적을 받을만하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볼만해지는 것은 


맞은 자의 시각이 나오는 동창회씬 이후.


전설을 쓴 일진들에게 일명 삥 뜯기고 쥐어터진 사람의 목소리


젊을 때 겁없이 놀았다는 사실을 후회하는 모습이 나오면서부터...




2. 이런 종류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었던가?


케이블에서 비슷한 포맷을 한 적이 있는데,


온갖 종류의 격투기 고수 - 프로를 모아두고, 그 중에서 아마추어 일명 스트리트 파이터를 한명 끼워넣었다가 


거의 샌드백 수준으로 맞는 모습을 보여준 적은 있다. 


24시간 격투기만 하는 사람들의 경기라도 루즈해지기 쉬운데,


학창시절 주먹질한 애들 20년만에 모아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뽑아낸다. 그것은 환타지.


단, 여기서 감정이 들어갈 수 있는 포인트는


성공한 셀러리맨이라고 인정받는 극중인물조차도


하는 짓은 기껏 재벌3세 동창생 사고친 것 뒷설겆이. 


온갖 험한 일 대신해도 기껏 인간이하의 취급 받는 돈 벌기 *같은 세상.


중년의 가장들에게 영웅본색을 들먹이면서 우정, 의리를 외치는 그시절 호기로운 시절로 


다시 한번 돌아가고픈 마음. 



3. 싸워야할 이유는 철없는 시절보다 더 분명해지는데,


가족이다.


마누라 먼저 보내고 왕따에 시달리는 하나 뿐인 딸을 위해


기러기 아빠가 되서 편의점 캔맥주 까면서 아들에게 학비걱정 하지말고 공부 열심히,,,


돈은 어떻게든 아빠가 번다.


유일하게 가족이 없는 등장인물도


허접쓰레기 같은 인생, 자기를 증명해야된다는 


8각형 링에서 이종격투기로 두들겨 맞아가면서도 


버텨야하는 이유가 있다.


액션도 볼거리가 많지만, 이런 부분은 가족영화로 세대를 아우르는 부분. 



4. 격투기를 연습한 배우들 고생 많이 했겠다.


기본적으로 몸을 다듬고, 격투기 기술을 연마하고, 그걸 무대위에서 시현해내는 것. 쉽지 않겠지.


이종격투기를 카메라와 편집으로 영화화시킨 것도 국내최초.


헐리우드에서도 없지 않았나 싶은데,


강우석 감독의 이런 뚝심은 왜 그가 한국영화 파워맨인지 알 수 있는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