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숙박한 곳은 곡성 강빛마을입니다. 원래는 은퇴자를 위한 타운 하우스로 분양했으나 잘 되지 않아 펜션으로 전환한 곳이지요. 시설은 꽤나 좋았습니다. 지리산 자락이라 밤은 꽤 기온이 떨어지는데, 난방도 빵빵해서 전혀 못 느꼈습니다. 5G까지 지원되는 빵빵한 와이파이도 장점. 덕분에 데이터 걱정 없이 푹 쉬어 기력을 회복 했습니다.
달빛마을에서 아침을 먹고, 첫 일정을 시작합니다. 곡성 기차마을 시장에 갔는데, 마침 장날이더군요. 사람살이 비슷비슷하다지만, 장터마다 특징이 있습니다. 곡성은 압도적으로 산에서 나는 작물이 많더군요. 채소류도 신선하고, 버섯도 풍성합니다. 가격도 도시와는 비교불가. 인구가 많지 않은 곡성군의 특징 때문인지, 장터에서 온갖 이벤트가 열리는 것도 특이했습니다.
곡성군은 선로직선화 때문에 폐선된 철로를 관광자원으로 이용하고 있지요. 기차마을 증기기관차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여러가지 시설이 있는데 장미원도 그 중 하나입니다. 장미야 봄이 제철이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많이 피었더군요. 가을에 피는 장미도 꽤 되는 모양입니다. 생태학습관도 잠시 들렀다 기차시간에 맞춰 이동합니다.
지금은 사라진 증기기관차에 탑승합니다. 생각보다 덜 덜컹거리더군요. 운행하는 일부 구간에서 섬진강이 보입니다. 기관차는 앞뒤로 달렸더군요. 턴테이블 같은 고가의 설비나 길게 철로를 빼서 한 바퀴 돌리느니, 그 편이 관리도 편하겠지요. 빠름만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타 보는 느린 기차는 매력적입니다. 가판대에서 옛날 과자를 사서 일행과 나누어 먹은 것도 추억입니다.
강을 따라 도착한 곳은 출렁다리입니다. 강 이쪽의 사람과 저쪽의 사람이 교류가 없을 수가 없지요. 이곳 사람들은 옛날 배를 이용해서 건넜다고 합니다. 문제는 수량이 불어나는 여름이지요. 언젠가 사고가 나 많은 사람이 죽게되었고, 그때문에 만들어진게 아래 사진에 찍힌 다리입니다. 편리하지만, 여름에 잠수교가 되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다시 만들어진게 출렁다리. 위쪽 사진에 찍힌 다리입니다.
침실습지는 겨울에 오면 볼만 할 것 같더군요. 겨울철새가 딱 좋아할 습지입니다. 수량이 풍부한데다, 깨끗합니다. 사람이 사는 곳과도 적당히 떨어져 있습니다. 이때 가져간 망원렌즈를 버스에 두고 내렸는데, 마침 큰 왜가리들이 나타나더군요. 사진을 못 찍어 조금 아쉬웠습니다. 느긋하게 시간을 들여 걸으며 풍경을 즐기기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곡성에는 심청마을이 있습니다. 곡성에 전하는 설화가 심청 설화와 비슷하다더군요. 아무 것도 아닌 언덕 하나로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처럼 성공한 스토리텔링은 사람을 불러옵니다. 심청마을도 펜션입니다. 한옥 하나를 가족이 쓸 수 있다는 점이 장점. 마당에서 바베큐 해먹으면 재미있겠더군요.
맥주 한 잔으로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지자체들은 특색있는 관광지, 특색있는 먹거리에 이어 이제는 특색있는 술을 고민합니다. 캔으로 시판 된 구례의 산수유 맥주나 이제 시작 단계인 곡성의 수제맥주는 좋은 시도라고 봅니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을 위해 특색있는 음료도 개발하면 어떨까 싶네요. 얼큰한 기분으로 구례, 곡성 2박 3일의 팸투어도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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